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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마음,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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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사 댓글 1건 조회 8,036회 작성일 15-06-1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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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처럼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성격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있는 그대로 모든지 받아들인다는 건... 사람을 좋아하는 이 마음을 억누르지 않는건지...??
전 중고등학생때부터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상처를 받아왔어요...ㅠㅠ
결국 대학생인 지금은, 어떻냐하면요..
사람들 많은 곳에 있으면 어쩔줄을 모르겠고,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고, 사랑받아본 적이 없어서 심한 애정결핍에 시달려서 계속해서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찾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나 무섭고, 울고싶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고, 손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리고, 사람들 만나는게 점점 싫고... 지치고... 힘들고.... 관계는 시작했다 하면 안좋게 끝이 나는 것만 같고.... 등등
너무나 많은....ㅠㅠ 이런 일들을 겪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 자신으로부터 늘 도망쳐왔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씀을 이해하고
오늘 처음으로 아는 언니랑 대화하는데 손이 떨리고 너무 무섭고 그랬는데 그냥 아픔을 느껴봤어요.
아... 내가 이러는 구나.... 자각도 하고요.. 이런 나 자신을 내가 너무나 초라하게 여겼구나.. 가치 없다고 느꼈고 변화시키려고 애써왔구나.... 라고... 무서웠지만, 속에서 또 그런 두려움이 올라와서 자동적으로 제 마음이 억눌렀던 것 같긴 하지만 그냥 있어봤습니다. 그냥요.....
 
그런데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저는 너무나 순수하게 정말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제 전부를 다 주려고 하고,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그게 기대가 되고... 집착이 되고... 화가 되고 관계가 안좋게 끝나면서 너무나 많은 상처로 남았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어요.
그래서 이런 마음을 억누르기 시작했는데, 이젠 그래서 사람에 대한 불신이 좀 있어요.
아예 애초부터 마음을 열지도 않고 .... 대화가 잘 통하고 자연스레 친해진 사람들과는 어울리긴 하는데,
뭔가.... 정말 어렸을때처럼 마음을 활짝 연 건 아닌... 그런 느낌...
오히려 이게 맞는 걸까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요.
 
최근에 우연히 만나 같은 나이에, 대화도 잘통하고 그래서 급속도로 친해진 친구가 있는데
그러다 보니 제가 또 저도 모르게 기대를 한 것 같아요. 이렇게 해 줄거라 믿었는데...
그런데 그렇게 해 주질 않으니까, 섭섭하다고 털어놓았는데 오히려 그 친구도 제게 섭섭하다며 결국 싸웠어요.
그 이후로 화해하려고 시도해보긴 했는데, 그 친구 하는 말이, 왜 내가 먼저 연락해야되는지 모르겠다며...
그 말에... 아 얘는 나를 이정도로밖에 생각을 안하는구나...
저는 또 저도 모르게 이 친구를 너무 좋아하고 있었고.... 얘는 나랑 다르구나... 라는 이 생각에 관계를 지속할 맘을 완전히 접으려고 했어요.
전 진짜 친구들한테 정이 많아서 끝까지 가고 싶고.... 어려운 일 있으면 두 팔 걷고 도와주고 싶고... 늘 함께이고 싶고... 그렇거든요..
이 마음이 너무 큰 건 아닐까요? ㅠㅠ 그래서 제가 늘 관계가 이런건가요?
제 주변 사람들 ... 한 번도 제게 먼저 연락하지 않아요. 제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저 지금 되게 유치하게 말하고 있어요... 늘 이성적으로만 판단하고 그러다가..
나는 늘 함께이고 싶고 같이 놀고 싶고 그런 마음인데, 왜 사람들은 늘 다른 일로 바쁘고 날 위한 시간을 내 주지 않는 걸까. 사실 정말 바쁘다고 해도 그 사람들 자기들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그러면서,
정말 절 좋아하고 저와 만나고 싶다면 그 바쁜 시간 쪼개서 만나질 못할까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괘씸하고, 나만 손해보는 것 같고, 나는 뭐야.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저도 그냥 연락을 안하고 있어요. 화가 나는 거예요. 연락하기 싫고.. 왜 늘 나만 먼저 기다리고 연락해야해...
제가 너무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왜 늘 나만 이런걸까....
내가 잘못된 건가?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이런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이해가 잘 안가요. 제 마음이 정말 잘못된 건지...
선생님, 그런데 기대라는게 아, 안해야지 한다고 되는게 아니잖아요... 사람을 향하는 이 마음도 그렇고...
있는 그대로라는게... 이런 마음 그냥 두는 거예요? 일어나는대로?
그러다 또 저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죠? 또 상처 받으면...?
사람들에게 지칠대로 지쳐서, 기대를 안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아예 마음을 닫아버리는 데....
뭘까요 선생님. 정말 잘 모르겠어요.
 
그 친구랑도 정이 들어서, 문득문득 같이 웃고 떠들었던 때가 떠오르고 막 그래서...
화났던 그 마음도 누그러지긴 하는데... 그러니까 다시 또 화해하고 잘 지내고 싶은데...
화해하면, 제가 또 맨날 그 친구한테 연락하고 그럴까봐... 또 나 자신을 잃을 정도로 좋아하고
정신 못차릴까봐.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요.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어요.
사실 이런 이유로 사람들 안만나고 있거든요. 제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니 연락 오는 것도 없고...
혼자 있어보면서, 중심을 잡고, 그러면 사람들을 만나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싶고...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건가???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뭘 어째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랑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억지로 한다는 느낌이 좀 있어요. 연락해서 우리 화해하자 이런다는 게..
 
저도 좀 그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너무 분위기 타고 그래서..
제 중심도 좀 있고, 사람들 좋아하지만 이게 선이란게 있어야 하는 건지...
마음은 그냥 너무 순수하게 행복해하는 느낌이예요. 마음 속 어린아이가... 사람들 좋아할 때.......
너무 계산적이지도 않고 그래서, 제겐 좀 바보같이 느껴져요.. 가끔 어떤 사람들이 그런 저를
좀 무시하는 것 처럼 보일때가 있거든요.
아... 그냥 정말 상처 안 받고 싶어요.
누가 뭐래든 어쨌든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고, 좀 좋아하면 어떠나... 순수하게... 오히려 그게 좋은 거 아닌가...
자꾸 상처받고 위축되니까, 이게 아닌가? 싶고... 뭐지?...싶고....
상처 안받을려고 이렇게 애쓰고 알려고 그러고 그러는 것 같아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왜 늘 나만 이런 걸까....내가 잘못된 건가?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이런 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이해가 잘 안가요. 제 마음이 정말 잘못된 건지..."라고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은 많은 경우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좀 더 깊이 알고 살아갈 수 있다면 삶이 훨씬 더 자유롭고 즐거울 텐데 말입니다.

    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전 진짜 친구들한테 정이 많아서 끝까지 가고 싶고.... 어려운 일 있으면 두 팔 걷고 도와주고 싶고... 늘 함께이고 싶고 같이 놀고 싶고....그렇거든요... 이 마음이 너무 큰 건 아닐까요? ㅠㅠ 그래서 제가 늘 관계가 이런 건가요...?"
    또 님은 이 질문글의 제목에서도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마음, 어쩌면 좋을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아뇨, 님 안에는 두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비난에 대한 두려움, 내침에 대한 두려움, 외톨이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그래서 그런 두려움 때문에 자꾸만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하고, 도와주려고 하고, 끝까지 가고 싶어 하고, 늘 함께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의 '진실'을 모르니까 스스로는 "나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는 성격이다, 내 마음은 참 순수한데...."라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혹 그런 자신의 마음을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기대에 못미치는 행동들을 사람들에게서 보게 되면 대번에 괘씸하게 생각하고, 자신만 손해보는 것 같고, 몹시 섭섭해하고, '나는 뭐야' 하는 생각에 아예 연락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람들 많은 곳에 있으면 어쩔줄을 모르겠고,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고, 사랑받아 본 적이 없어서 심한 애정결핍에 시달려서 계속해서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찾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나 무섭고, 울고싶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고, 손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리고, 사람들 만나는 게 점점 싫고... 지치고... 힘들고...."라는 님의 말씀에서 그 '진실'을 볼 수 있습니다.
   
    '홀로 서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함께' 설 수 있습니다.
    어떻게 홀로 설까요?
    먼저 님 자신 안에 있는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 내 안에는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할까 하는 깊은 두려움이 있구나....
    나의 모든 행동들이 사실은 그 바탕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구나....하는 것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또
    아는 언니와의 대화 중에 경험하셨던 것과 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게 되면 어쩔줄을 몰라하고,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나 무섭고, 울고 싶고, 두렵고, 손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릴 때, 그 순간순간의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거부하지 않고 달아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경험'하는 것입니다.

    만약 님이 진실로 님 안에 있는 그 두려움을 '자각'할 수 있고 또 사람들 사이에서 매 순간 안절부절못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경험'할 수만 있다면,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이윽고 님은 님 자신 위에 홀로 우뚝 서서 "사람들에게 휘둘리지도 않고, 중심도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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