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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잃어버린 논(펌 : 윤기붕님께서 홈페이지를 닫은 원인을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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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랑자 (210.♡.243.135) 댓글 4건 조회 12,516회 작성일 06-11-05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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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붕님의 홈페이지인 비인나우를 찾아갔다가 홈페이지가 폐쇄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이유를 적은 내용중에 적천단상에 '내가 잃어버린 논'이라는 글에 원인이 있다고 하셨는데 홈페이지를 닫아버려서 볼수가 없던 중, 우연히 '나를 찾는 사람들'의 홈페이지에서 사랑님께서 올려주신 것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사랑님께서 자신의 변을 같이 쓰셨는데 그 분의 느낌과 같이 저도 이 글을 읽고 잔잔한 감동이 일어서 이렇게 옮겨 봅니다.
#####################################################
이글은 오래전에 이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다가 지금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가지고있는 윤기붕님의 글입니다.

홈페이지 주소 : http://beinnow.com

이글은 사랑에 대한 글인데 좀 특이하게도 윤기붕님이 최근에 겪은 이야기로 자신의 허물을 글로 올린 것입니다.
그런데 읽는이로 하여금 진솔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글이어서 옮겨 왔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글을 마지막으로 윤기붕님은 자신은 스스로 사랑이 없다고하며 자신에게 사랑의 불씨가 한톨이라도 생길때까지 홈페이지를 닫아버린다고 하며 닫아버렸습니다.
이 글은 좋은글이라고 생각되어 마침 제가 옮길려고 캡춰를 해놓아 이렇게 공유합니다.

<윤기붕님의 글>

내가 잃어버린 논


경허선사님의 제자인 혜월선사는 타고난 농사꾼이었습니다.
그 분은 농사일을 좋아하셔서 매일 같이 절 주변의 땅을 일구어 옥토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분이 일구어 만든 논이 네 마지기가 있었는데,
그 논이 너무 기름지고 튼실한 논이어서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탐을 내었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선사를 찾아와서 논을 팔라고 청을 하니 선사는 기꺼이 논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선사께서 물정에 어두운 것을 이용하여 네마지기 논을 서마지기 값으로 산 것입니다.
그렇기나 말기나 선사는 그 돈을 받고 기뻐하며 돌아와 대중들에게 자랑을 하였습니다.

내가 논을 일구어 팔았다.

그러자 대중 스님들은 얼마에 팔았느냐고 물어보니 값이 터무니 없는 서마지기 값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고 스님! 스님이 속았습니다. 그 논의 값은 한마지기나 모자라는 돈으로 팔았습니다.
셈을 참으로 잘 못하셨습니다.

그러자 선사는 의아한 듯이 말했습니다.

야들아! 저기 논은 그대로 있고 내 손에 돈이 들어왔는데 이것이 셈을 잘 한 것이지 무엇이 셈을 잘 못한 것이란 말이냐?

라고 했습니다.

대중스님은 선사의 말을 이해를 못했습니다.
아니 못한 것 이상으로 대중스님은 선사를 속으로 어리석다고 놀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선사는 논이 누구의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논이 누구의 소유이든지 아주 비옥하게 있다는 것
그논이 그대로 저기 있다는 것 그것이 그냥 좋은 것이고,
그리고 그 논이 인연을 만났다는 것이 더욱 좋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사는 그 논을 팔았지만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대중스님은 소유의 개념이 있었기 때문에 팔았다는 것으로 그 논과 인연이 끝났고 남의 논이 되어버렸지만,
그리고 소유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선사는 언제든 그 논에 가서 농사를 지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논에서 수확하는 곡식을 누가 가져가든지 풍성하게 열리는 것을 오히려 기뻐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사랑할 때에 늘 그것을 가지려 합니다.
물론 논을 논답게 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리고 논이 있다는 것으로 자신의 위안으로 삼는, 논에 기대는 마음으로 있는 사람도 있겠지요.

이 세가지 중에
논이 있다는 것으로 자신의 위안으로 삼는, 논에 기대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그래도 논을 가꾸려고 합니다. 하지만, 논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꾸지 못한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논을 탓합니다.

그리고 논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논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모릅니다.
논에 대해서 별 관심도 없습니다.
그냥 그것이 내것이니까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가장 나은 것이 논을 논답게 하는 사람이 정말로 논을 위하는 사람이겠지요.
그래서 논을 위하여 열심히 가꾸고 연구하고 노력하여서 그 논이 어떻게 하면 좋은 논이 될까 늘 생각을 하지요.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그것은 논을 소유하려는 마음을 없앤 사람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그 논을 자신만이 잘 가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진정으로 그는 땅이 누구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 모두가 다 논을 소유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지요.

사람들은 누구를 사랑할 때에는 자기와 엮어서 자신의 행복과 연관지어서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엮어서 자신이 그를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치 마지막 예의 논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처럼 말입니다.
그 사람은 그래도 누구를 사랑하는 사람 중에 그래도 나은 사람이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아서 잘 해줍니다.
어쩌면 자신이 힘들어도 논을 논답게 만들기 위해 기꺼이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일 수 있고,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결국 그 사람 역시 그 논에 대한 소유적 애착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 역시,
결국 자신이ㅣ 사랑하는 그 사람이 자신이 소유할 수 없는 하나의 독립된 존재라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거의 누구나 말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야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선사는 논을 가장 잘 이해하기에 그 소유하려는 마음조차도 버려버린 사람입니다.
그래서 선사의 셈이 가장 나은 셈이 되는 것입니다.

그처럼, 선사께서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선사께서 아끼는 논이고, 선사께서 팔았다고 해서 아끼지 않는 논이 아닌 것이 아니듯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함께 있다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나를 떠났다고 해서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의 사랑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래서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통해서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아주 많은 것을 생각하고 준비합니다.
하지만,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나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아주 많은 것을 생각하고 준비하기 이전에
그 사람은 나를 통해서 행복해지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 상관없이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대중스님들은 자신이 한 만큼의 값을 셈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바라고 있었지요. 비록 혜월선사의 논이었지만, 그 노력을 한 만큼의 댓가가 있어야 한다는, 논의 사정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챙기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러한 댓가와 그것으로 인한 행복의 기대감이 없었던 선사는

야들아! 저기 논은 그대로 있고 내 손에 돈이 들어왔는데 이것이 셈을 잘한 것이지 무엇이 셈을 잘한 것이란 말이냐?

라고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신 것입니다.

진정으로 논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것이 누구의 소유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논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합니다.
그처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그리고 그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만으로 행복해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선사께서 논을 팔았지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내 곁에 두지 못해도 잃어버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논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소유하려한다면 반드시 그 논의 가치를 잃어버릴 뿐 아니라 종내는 그 논마저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눈이 멀어 소중한 논을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예전엔 사실 나만 알았지 논이라는 것을 보지도 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어떤 계기로 나의 욕심으로 논을 잃어버리고 나서는,
행복이라는 것은 논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논을 가꾸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지요.
그런 노력으로 논에 대해 어떻게 해야 그 논이 비옥한지를 알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논을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 논을 때에 맞춰 김도 매고 비료도 주고 물갈이도 해주면서 논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려는 생각만으로 나는 논을 정말 논답게 만들어주는 사람으로 생각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러던 와중에 제게 하나의 논이 인연이 되었지요.
그래서 그 논을 위해서 많은 생각과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나만의 논으로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내가 그 토록 논답게 만들려고 모든 생각과 준비가 결국 나라는 것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예전에 잃어버린 소중한 그 논에 대한 회한으로 다시는 그 논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논을 가꾸는 법은 잘 배웠지만,
난 논이 생기기만 하면 그 논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내 틀속에서만 그 논을 행복하게 해주는 법만 배운 것이지요.
남들에게는 그 틀마저도 벗어나라고 하면서도 정작은 내가 내 틀속에 갖혀버린 것이지요.

결국, 행복이라는 개념에서 나를 떨쳐내지 못한 나로서는
그 논이 나와 같이 똑같이 독립된 소중한 존재로 그냥 논일 뿐이지 누구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마저 떨쳐내지 못한 욕심과 행복을 얻으려는데 눈이 멀어 그러한 마음을 잃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그저, 과거에 내가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으로 오직 그것을 해주겠다는 마음만 앞서서,
해줄 대상에 집착을 한 것이지요.
결국,
논을 내 맘으로 가꾸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그 논을 가지려는 욕심에 진정으로 논이 논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 논이 너무나 소중하고 좋아서 가지고 싶은 욕망이 너무나 넘쳐서
여태까지 제가 써놓았던 그러한 글에서 말한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나도 모르게 그 논을 갖고 싶은 욕심에 마음이 빼앗겨 버린 것입니다.
논을 사랑하는 비유의 마지막 사람처럼 내가 정말로 논을 사랑한다고 믿어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 역시 논에 대해 저와 연관을 지어놓은 것을 놓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혜월선사를 놀리는 대중스님처럼 진정으로 논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 논을 위해 마련한 모든 생각들이 모두 나를 위한 것밖에 되지 않은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제게 한톨의 사랑도 없었다는 것이지요.

결국 옛날 논을 잃어버린 것처럼 지금의 논도 잃어버린 것입니다.

제가 지금 글을 쓰는 것처럼 그 때에 그것을 생각했더라면 그 소중한 논을 비록 소유하지는 못했을지는 몰라도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 능력이 아직 그것밖에 되지 못하고 그것이 제 한계인가 봅니다.
그 논이 참으로 제게는 큰 스승이었습니다.

님들은 저처럼 되지 마십시오....



이글을 읽고 윤기붕님이 예전엔 무척 외로운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습때문에 고민하시는것같아 좀 안타깝구요. 또 한편으로는 육조혜능이 팔개월간 방아를 찧고 홍인에게 인정받드시 윤기붕님은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놓지 못하는 사람인 것 같아보입니다. 속은 이미 다 익어 있으면서도...
그래서 윤기붕님께서 잠시나마 집착했던 사람이 참 뛰어나다는 생각과 반면에 어떻게 보면 윤기붕님이 외로움을 극복하기위해 노력한 깊은내면을 제대로 건드려보지도 못하고 물러선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닫은 이유를 쓴글도 윤기붕님께는 안될말이지만 우리가 정작 무엇때문에 수행을 해야되고 사랑을위해 어떻게 노력해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글이라고 생각되어 권해봅니다.
위의 주소로 찾아가면 볼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기붕님이 빨리 털고 일어나시길 빕니다.
저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스스로 틀렸다고 하시지만 지금의 시대에 그만한 양식과 마음을 가진 사람도 드문 시대인 것 같고,
이분에게 비춰볼 때 사람들은 앎이 넘쳐나다보니 스스로를 돌아보기보다는 너무 자신에게 맞는 것만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다림도 스스로의 행복을 찾는 일인데 말입니다.
########################################################
저도 사랑님의 견해와 같은 느낌이어서 윤기붕님의 건투를 빌어봅니다.

댓글목록

다다님의 댓글

다다 아이피 (203.♡.45.37) 작성일

윤기붕선생님의 글을 놓고 보면, 저는 사랑은 고사하고, 매마르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 때 저도 나는 사랑이 없고 매마르기 짝이 없어! -->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사랑이 있어야만 돼! --> 그것도 온통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이라야 돼!

이렇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지만, 나 그대로 있기로 마음먹었었고, 이제는 있는 나 그대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삶', 이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깨우쳐 주셨기 때문이지요.

이 모든 것이 다 김기태선생님과 윤기붕선생님의 덕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사랑이 부족한 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이 부족한 이대로의 저 자신을 사랑합니다.

윤기붕선생님은 아마도 피곤하여 낮잠 주무시면서 백일몽을 꾸신 듯 합니다.

잠시 뒤에는 꿈에서 깨어 다시 툴툴 털고 카페문을 여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친구님의 댓글

친구 아이피 (222.♡.40.119) 작성일

갑작스러운 홈페이지 패쇄에 무척 놀라고 안타까웠었는데....
위 글(잃어버린논)을 읽고보니 윤선생님의 마음을 알것 같습니다.


방장님
기운내십시오.
제가 보기에 방장님께선 이미 논을 되찾으신것 같습니다.

친구올림.

광급님의 댓글

광급 아이피 (211.♡.98.202) 작성일

자기자신을 위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틀렸습니다.
위대한 성인들 역시 자기자신을 위해 사랑을 합니다.
'자기'라는 개념을 온 우주로 확장시킨게 범부와의 차이라면 차이겠지요.
결국 깨달음이라는 것은 욕심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인간이 낼 수 있는 욕심 중에 가장 큰 욕심을 내고 그 욕심을 채우는 일이지요.
범부나 성인이나 모두 욕심쟁이입니다.
다만 범부는 작은 욕심쟁이이고 성인은 큰 욕심쟁이일 뿐이지요.
윤기붕님은 크게 한 발 나가신 겁니다.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고 말한 소크라테스의 경지를 향해서.
자기가 모르고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 범부의 상태를 버리고.
도판에 난무하는 거짓스승들을 비난하지 마십시요.
그들은 비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긍휼히 여김 받아야 할 대상들입니다.
뭔가 아는 척 하고 있는 저도 긍휼히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때가 되면 저도 자라나지 않겠습니까?
자라고 자라서 더 자랄 게 없는 그 곳.
우리 모두 그 곳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단 한 사람도 탈락하지 말고.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211.♡.228.63) 작성일

앞서 몇분들이 혜안 가득한 말씀을 해 주셨으니, 저는 홈페이지 폐쇄의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윤기봉 선생님이 아예 저런 글을 쓰지도 않으시면서 시종일관 '비우려고만' 하시는 분이셨다면,
많은 분들은 그로 부터 얻을 수 있었던 많은 통찰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세상에 배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허상이다'는 식의 얘기가 많이 나돌기는 하지만,
세인들은 그로 부터 많은 것을 배워왔습니다.

윤기봉 선생님의 자격지심과는 달리 '다른 이들'은 그로 부터 많은 것을 얻으셨던 듯 합니다.
윤기봉 선생님이 스스로 저기 놓여있는 논을 자기의 것으로 여겼던 모두의 것과는 별도로 여하튼 '다른 이들'은 그의 글로 부터 많은 배움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인간 사이의 작용은 참으로 오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윤기봉 선생님이 그렇게 스스로 더 깊은 지각을 하고 홈페이지 폐쇄 결정을 내림으로 그분으로 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았던 이들은 닭쫓는 개신세ㅠㅜ 가 되었기 때문이죠.

물론 그의 홈페이지를 드나드는 분들이 그의 뜻을 그야 말로 충분히 잘 인지해서 그의 결정을 통해서 그가 접한 본질을 접하고 똑같은 이해에 다다르면 오죽 좋겠냐만, 우리 범인들이 그럴 정도이면 뭐하로 그분의 홈피를 기웃거렸겠습니까?
따라서 그분의 홈페이지 폐쇄는 범인들에게는 상당한 아쉬움을 주고 '타인'에 대한 배움과 이해의 기회를 한편으로는 빼앗는 결과와도 연결되지 않는가 합니다.

이렇게 한 지식인이 자기 통찰이 깊어지고 본질로 접근되면 본의 아니게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배움의 자극을 주는 일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됨으로 참말로 그 '타인'에게는 안타까울 뿐입니다.

물론 (말하자면) '도' '본질'을 추구하고자 그렇게 '갈때까지 가는 분들'이 몇몇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범인'들을 일정한 수준에까지 끌어 올릴수 있는 동인역할을 할 분들...
'갈때까지 가지 말고' 적당한 수준에서 범인들을 끌어 낼 수 있는분들이 좀더 많이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나름대로는 윤기봉선생님의 홈페이지 폐쇄가 좀 아쉽습니다.


알기쉽게 '시민운동'의 차원에서 말씀 드리자면, 시민운동을 하면서 사회구조적인 기반을 올바로 다지기 위한 활동을 열심히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전문적으로 그러한 활동에만 집중하다 보면 대중과의 관계가 벌어지기 때문에 어느정도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차원에서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생활에도 접근해서 그 이해를 공유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위기론'이 대두되는 것은 바로 그렇게 사회구조적인 기반만 바로 다지기 위한 노력을 하다보니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결과로 대중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활동마저도 침체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표현하자면)'도' '진실'을 쫓는 분들도 대부분 스스로의 깨달음을 찾는 길에 집중을 하시고, 마치 그렇게 갈때 까지 가시는 분들만 많이 생기다 보니,

시민단체 활동이 고급화 되고, 의사들이 자신들의 암호만으로 처방전을 쓰는 등으로 일방 대중이 근접할 수 없는 경계를 치는 것 처럼...

'도''진실'을 쫓는 대부분의 분들의 이해도 너무 '인텔리젼스'한 차원에서 일반 대중들을 접근 자체를 막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차원에서 윤기봉 선생님의 홈페이지 폐쇄는 참으로 아쉽지만,
그것은 제 개인이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으로 말 그대로 개인적으로 아쉽다는 말씀 밖에 못 드리겠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김기태 선생님 같은 분은 참으로 소중하다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기태 선생님이 '도'와 '진리'에 대한 인식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것을 혼자만 알고 있는 한에서는 나중에 돌아가실 때 까지 기껏 주변 사람들 몇몇에만 그 보여지는 모습에 감동한 이들의 마음만 좀 울려 놓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기태 선생님은 그러한 이해를 '공유'하고자 노력하시는 분이고,
이로 인해서는 꽃씨가 뿌려지듯이 그 영향은 넓고 깊게 퍼져나가게 되는 것이죠.

'모든 것은 내 마음의 법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문법을 삶의 모든 문제에 무분별하게 적용해서
'자기'의 테두리 내에만 갇혀 있음으로 인해서 '타아'가 '실존'하고 있음 자체를 분별하지 못하고
실로 무관심하게 대응하는 많은 이들과는 다르기 때문이죠.

윤기봉 선생님 말씀하다가 김기태 선생님 말씀으로 했습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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