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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부추전,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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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가현 (211.♡.170.174) 댓글 6건 조회 1,200회 작성일 19-06-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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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하늘에 멀리 보이던 산이 사라졌다.

산책로는 내리는 비로 젖어 윤기가 흐르고

나무들은 오랜만에 만난 비 덕에 생생하게 살아나 초록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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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부추와 땡초와 홍합, 방아잎 그리고 막걸리 한병을 샀다

부추전을 부쳐 달달한 막걸리를 남편과 둘이서 짜~~~~ㄴ ...한잔한다.


자신을 편안하게 내버려 두지 못하고 지낸 많은 시간들로 인해

늘 긴장하고, 뭔가 해야되고, 추구해야되는 습관이 . . . .

아주 오래되고 굳은 습관이 좀체로 떨어지지 않음을 본다.


책이 가득한 서재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들의 모습이 보기좋고 부러워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그래서 멋진 글을 쓰고 훌륭한 수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욕심에 많은 책을 사고, 빌리고~~~그것도 한꺼번에 몇 권씩 . . .다섯 바닥도 채 읽지도 못하는 책을 . . . ㅋㅋ

마음편하게 TV 시청 한 번 못하고  . .  늘  . . .  책을 봐야돼

아니면 강의라도 들어야 돼, 저런 쓸데 없는 것을 보며 시간을 보내선 안돼...라는 아주 오래된 습


아직 내가 모르는 깨달음이 분명 있을거야, 이게 다 일리는 없어 . . . .

끊임없는 의심과 갈구와 욕구 . . . .그로인한 긴장 . . .


슈퍼에서 막걸리를 사기 며칠 전

나는 비로소 나의 또 한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 책을 집중해서 읽는 사람이 아니야.

대신 뜨개질을 하거나 서툰 기타나 피아노로 노래를 부르거나 청소를 하거나

움직이는 것을 더 잘하는 사람이었다.

약간의 체험들 이후로 오는 일시적 현상인 줄 알았으나, 나는 책을 집중해서 읽는 것을 그다지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도, 읽어도 무슨 말인지, 그리고 읽히는 그 말들이 아무 감흥도 의미도 없다.


빌린 모든 책을 반납하고, 더이상 인터넷 서점을 뒤지지 않는다.

자신을  그냥 내버려 두기, 좀 봐주기, 그냥 쉬기, 아무것도 안해도 전혀 아무일도 없음을 인정하기

지혜는 반드시 책으로만 오는 것이 아님을 알기

또한 반드시 지혜로울 필요도 없음을 인정하기


막걸리의 달콤함이 그 알싸함과함께 몸과 마음에 이완을 가져온다.

땡초를 넣은 파전의 맛이 비와 함께 참 좋다.

오랜 습관, 뭔가 더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그로 인한 추구의 습관

삶 속에서 보여지는 치사함과 비겁함을 발견할 때마다 느끼는 피할 수 없는 불편함 . . . .

제법 놓아지고 편안해지고 아무일이 없음을 안다해도 . . . .늘 펼쳐지는 지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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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삶을 인도하는 것은 완벽하다.


좀 내버려두기 . . . . 자신을 좀 봐주기 . . . .산책하다 무심히 보여지는 꽃을 보듯 . . .

그저 지금 이것 뿐임을 . . .

댓글목록

보상님의 댓글

보상 아이피 (223.♡.162.63) 작성일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그래서 멋진 글을 쓰고 훌륭한 수업과 강의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이게 님이 원하시는 거 아닌가요?

긴장감과 불편함 등 내면의 고통을 느끼면서, 원하는 또 해야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과...

진짜 편안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내면을 편안하게 만드느라 아무일도 하지않는 것...

이 두가지가 비교되는 글이네요

내면의 고통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원하는 또 해야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죠
아무리 고통이 느껴져도 더이상 문제가 방해가 안된다면, 목표하는 일을 못하고 가만히 있을 이유가 있나요?

원하는 것이 있음에도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내면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할수있는 최대한도로 저항하고 있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박가현님의 댓글의 댓글

박가현 아이피 (211.♡.170.174) 작성일

저의 이야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셨어요~~~~^^
다만 오래 가지고 있던 相과 習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가볍게 하고싶었을 뿐이랍니다. ^^
일어나는 모든 것은 아무 뿌리도 근거도 없습니다.
사람의 의지라는 것도 사실은 없지요. 누군가의 '의지'라는 모습으로 필요할 때 나타날 뿐.
'사람'이 없으니까요
다만 말을 하려다보니 '나는' 이라거나 '내가' 라는 말을 사용할 뿐.

관심을 갖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의견을 말하는 것도 좋은 일이고요
다만 다른 사람의 의견에 판단을 내리고 그것을 근거로 자기 주장을 하려면
그 대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충분한 이해 후에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지난번 님의 글을 보아도
김기태 선생님의 말씀도 이해를 못하신채 자신의 의견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님의 말씀처럼 고통을 느끼면서도 해야할 일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이 벌벌 떨면서 거절의 말을 해보는 것이 그 예가 되겠네요

고통을 견디는 것은 고통과 그 고통을 견디는 사람이 이분화되는 일이됩니다.
주체도 객체도 없이 고통(이름하여)만 있는 것과는 다르지요
온전히 구름속에 있을 때 우리는 구름을 알 수가 없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그야말로 손놓고 멍 때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아울러 '완전'은 '불완전'의 반대말이 아니라는 것
있는 그대로 지금 아무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나타난 그 모습이 어떠할지라도.
이러다 어느 날 책만 파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그것은 또 그 지금의 진실이지요. ^^

이 참에 선생님의 강의를 좀 더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인연이 된다면. . . . .

보상님의 댓글

보상 아이피 (223.♡.162.63) 작성일

경험 회피 시도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질기고 질긴 것이지요

처음에는 내면의 고통을 피하고 또 제거하기 위하여 일반적인 방법으로 노력하죠

그러다 별 효과가 없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데, 그 중에는 '지금 아무것도 문제가 없다'와 같은 진리 깨달음의 말씀 등등을 활용하여 경험회피를 시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표면적인 모습은 수용인데, 실제로는 고통의 회피 시도에 다름 아닐때가 참 많지요

긴말 필요없이 한가지만 질문하면 됩니다

만약에 내면의 불편함, 고통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현재와 같은 의견, 태도, 삶의 방식을 고수하겠습니까?

그 진실된 대답이 YES라면, 님께는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너무도 잘살고 계신 것이니까요

그러나 대답이 YES가 아니라면, 겉모습만 변화되었을뿐 고통의 회피 시도는 여전히 작동 중에 있는 것이지요

박가현님의 댓글의 댓글

박가현 아이피 (123.♡.58.78) 작성일

ㅎㅎ 가볍게 막걸리 한잔 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적은 것을
너무 무겁게 논제로 만들어 버리셨네요.^^

저는 내면의 고통과 불편함이 없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 또한 삶의 자연스런 한 모습이니까요.
그리고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무엇이 일어나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름에 매이지 않으면 . . . .
모든 반대말의 무게가 똑 같습니다.
고통스럽지 않으려하는 것이 고통이고, 불편하지 않으려하는 것이 불편입니다.

너무 쉽게 판단하지말고, 함부로 가르치려하지도 말고
그저 열린 마음으로 공부해 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삶이 이끄는대로 잘 해 나가겠지요?

그러니 그만 여기서 접을까요?
저의 가벼운 글이 무거워져 버리긴 했으나
이 또한 일어나야할 일이 일어난 것일테니 . . .

혹시 계속 어떤 말을 남기고 싶다면
제가 이 글을 내리겠습니다.~~~~^^

독비님의 댓글의 댓글

독비 아이피 (220.♡.140.123) 작성일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서 덕분에 제가 이 글들을 읽으며 도움이 되네요.^^

'무엇이더라도 무엇하겠는가'하는 분별의 뿌리치기 어려운 힘을 느끼고,
그리고 지난 일요일 가현 샘의 말에,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는 것과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생겨나 치고받았는데...
그 차이 없음을요.

날씨도 꾸물꾸물하니 땡초전에 군침이 도네요.

고맙습니다.~~

박가현님의 댓글의 댓글

박가현 아이피 (211.♡.170.174) 작성일

홈피때문에 애쓰시는 독비님
고생많으셔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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