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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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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로스 댓글 12건 조회 7,025회 작성일 06-05-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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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좋은 글,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가 문득 의문이 생겨 질문 올립니다.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1.
김기태님께서는 수행이 불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곳에 계신 분들도 수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김기태님께 자신의 불안을 상담해오면 김기태님께서는 그들에게 "불안으로부터 달아나려 하지말고 한 달 정도만 그 불안 속에 온전히 머물러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한 달동안 불안 속에 머무르는 연습을 한 그 사람이 "그래도 불안한데요?"라고 다시 상담을 해 오면 김기태님께서는 "한 달만 더 해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이것도 수행이라고 생각됩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온전히 머물기' 수행이라고 할까요?
온전히 머무는게 잘 안되니까 자꾸자꾸 연습(수행)을 하는게 아닌지요?
그게 빨리 되는 사람도 있고, 몇 년이 지나도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일종의 묵조선으로 보입니다만...
김기태님께서 사람들에게 권하고 계시는 이 방법이 수행의 범주에 들어가는거라면 "수행은 불필요하다."라는 김기태님의 말씀은 철회되어야 하는게 아닌지요?
2.
'수행은 불필요하다'라는 명제를 강조하기 위해 김기태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임제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십니다.
-----------------------------------------------------------------------
儞諸方言道호대 有修有證이라하니 莫錯하라 設有修得者라도 皆是生死業이며 儞言六度萬行齊修라하나 我見皆是造業이니라 求佛求法은 卽是造地獄業이라 求菩薩亦是造業이요 看經看敎도 亦是造業이니 佛與祖師는 是無事人이라 所以有漏有爲와 無漏無爲가 爲淸淨業이니라

“그대들이 제방에서 닦을 것도 있고 깨칠 것도 있다고 말하는데 착각하지 말아라. 설령 닦아서 얻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가 생사의 업이다. 그대들은 육도만행을 빠짐없이 닦는다고 하지만 내가보기에는 모두 업을 짓는 일이다. 그러므로 부처를 구하고 법을 구하는 것은 지옥의 업을 짓는 것이고, 보살을 구하는 것도 업을 짓는 것이며, 경을 보거나 가르침을 듣는 것도 또한 업을 짓는 것이다. 부처와 조사는 바로 일없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부처와 조사에게는 억지가 있고 조작이 있는 유루유위(有漏有爲)와 조작 없이 저절로 그러한 무루무위(無漏無爲)가 다 청정한 업이 된다.”

-----------------------------------------------------------------------------------
하지만 임제는 동시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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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流 儞莫認著箇夢幻伴子하라 遲晩中間 便歸無常하나니 儞向此世界中하야 覓箇什麽物作解脫 覓取一口飯喫하고 補毳過時하야 且要訪尋知識이요 莫因循逐樂하라 光陰可惜이니 念念無常하야 麤則被地水火風이요 細則被生住異滅四相所逼이니라 道流 今時 且要識取四種無相境하야 免被境擺撲이어다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은 이 꿈 같고 허깨비 같은 몸뚱이를 잘못 알지 말라. 머지않아 머뭇거리는 사이에 곧 덧없음[無常,죽음]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대들은 이 세계 속에서 무엇을 찾아 해탈을 하겠느냐? 그저 밥 한술 찾아먹고 누더기를 꿰매며 시간을 보내는 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지식을 찾아 참문(參問)하는 일이다. 그럭저럭 즐거운 일이나 쫓아 지내지 말라. 시간을 아껴라. 순간순간 덧없이 흘러가서 크게 보면 지수화풍이 흩어지는 것이고, 미세하게는 생주이멸(生住異滅)의 네 가지 변화에 쫒기고 있다.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네 가지 지수화풍과 생주이멸의 형상 없는 경계를 잘 알아서 그 경계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
첫 번째 글은 수행하지 말라는 얘기고, 두 번째 글은 수행하라는 얘기입니다.
김기태님께서는 이 모순을 어떻게 해석하고 계시는지요?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써놓고보니 김기태님께 딴지를 거는 듯한 질문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추호도 그런 뜻이 없음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저 제 머릿속에 피어오른 의문을 해결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김삿갓님의 댓글

김삿갓 작성일

좋은 질문 감사드립니다.^^

너울너울님의 댓글

너울너울 작성일

마조 스님은 도는 수행을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더욱더 어긋난다고 말하였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 몰록 알아차린다는 것을 말하겠지요. 지금 이순간에 모니터위에 글씨를 쳐다보는 "이것" 이외에는 어떤 것도 없습니다. 김기태 선생님은 "이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제의 이야기는 모순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님의 댓글

자유 작성일

염치없이 한 말씀 드립니다.

삿갓을 벗어 보시죠... 그럼 뿌연 하늘이 보일 겁니다.
(예전에 푸른 색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 않네요..)
그러나 벗지 않으시면 저 뿌연 하늘 조차도 보시지 못하실 겁니다.

자동차 타고 꽃 구경할 경우가 종종 있죠.
길가에 아름답게 핀 꽃을 보기 위해 우리가 하는 것은 단지 하나 뿐 입니다.
가던 길을 멈추는 거죠....
그리고 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거죠.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죠.
잠시 머무르고 싶지만 누군가(자신을 포함) 자꾸 조금 만  더 가면 더 멋있는 꽃이 있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그 것에 너무나 순진하게 속고 말죠.
그렇게 가던 중에 기름이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차를 세우게 되죠.
답답한 차안을 벗어 나고자 차 밖으로 나오는 순간....
우리는 나를 반갑게 반겨주는 이름 없는 들꽃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잃고 말죠.
그제서야 우리는 알게 되죠... 속았다는 것을....

지금 멈추어 보세요...
이름 없는 들꽃의 황홀함에 벗어나기가 어려우실 것입니다.

느껴지세요?
행복하세요.......^.^


ps. 막 사는 것은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를 또 다른 곳으로 인도하는 속임수입니다.

김삿갓님의 댓글

김삿갓 작성일

자유님,
삿갓을 쓰고 있는자와 삿갓을 벗고 있는자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꽃구경을 하기위해 길을 가고 있는자와 가던길을 멈추고 꽃구경을 하고 있는자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우리가 알게되는 속았다는 것과 본래 속지않은 그 무엇이 있다면 그 차이가 무엇입니까?
막 사는것과 사는것과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무엇'이란 말이 애초 필요없는 말입니까?
그러나 그 '무엇'이 분명 있기때문에 고통에 괴로와하는 사람들도 또한 많이 있습니다.
부처만큼 많은 중생들도 또한 있습니다. 아아! 이 중생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자유님,
님은 느껴지십니까? 행복하십니까?
진정....

자유님의 댓글

자유 작성일

예!

그 '무엇'은 없는 것입니다.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니고
삿갓 쓴자와 벗은자가 둘이 아니고
가고 있는 자와 가던 길을 멈춘자가 둘이 아니고
속은 자와 속지 않은 자가 둘이 아니고
막 사는 자와 사는 자가 둘이 아닙니다.

근데 우리는 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곧, 제법무아(諸法無我)라는 뜻입니다.

그 '무엇' 즉 아(我)는 없습니다.
이 것은 제가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아실 것이고..

많이 부족한 제가 또 어리석은 참견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너그러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우리가 이미 이대로 부처이건만
그것을 알지 못하기에
끊임없이 부처가 되려고 애를 쓰거나
(님의 표현을 빌리면) 그냥 막 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미 이대로 부처인 줄을 알면
더 이상의 자기정죄와 자기심판과 자기분열은 영원히 끝이 나게 되고
그 자리에 더할 나위 없는 사랑과 자비와 평화가 넘실대게 되어
진실로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부처는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아, 우리는 이미 이대로
그토록이나 위대한 존재인 것을!

어떻게 하면 그 실상(實相)을 깨닫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 눈앞을 가리고 있는 그 무명(無明)을 벗겨낼 수 있을까요?
무명은 본래 없는 것이지만,
본래 없는 그것이 이토록이나 성성히 우리를 끌고 다니며
한없이 힘들게 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분명한 것은
본래 없는 것이기에
저는 그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것 속에
"그냥 있으라" "그냥 살라" "마음을 쉬어라" "정지하라" "그쳐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알고 나면 별것 아닌 것이
이토록이나 우리로 하여금 헷갈리게 하고 쟁론(爭論)하게 하며 유리(遊離)하게 하니
이를 어찌 하면 좋습니까?

무무님의 댓글

무무 작성일

알고 나면 별것 아닌 것이
이토록이나 우리로 하여금 헷갈리게 하고 쟁론(爭論)하게 하며 유리(遊離)하게 하니
이를 어찌 하면 좋습니까?
.................................
答을 定하지 않으면 될 것을......*(^

진짜삿갓님의 댓글

진짜삿갓 작성일

김삿갓 아디를 쓰신 분은 뉘신지??

내가 오리지날인데....

진짜 궁금하넹~~

제생각으로는님의 댓글

제생각으로는 작성일

첫번째는 거짓된 현상에 매달리지 말고 진짜인 줄 착각하지 말고

또한 닦아서(수행해서)  무엇을 얻을 것이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는 뜻이고

두번째는 착각에서 벗어 날려면 선지식을 찾아 배우라는 뜻이지

둘다 수행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김삿갓님의 댓글

김삿갓 작성일

'석가도 몰랐으니 가섭이 어찌알랴'고 말했습니다.
자유님과 김선생님이 어찌 아시겠습니까?

안다면 상견이고 모른다면 단견입니다.

그런 불교적인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떠나서
다만
자유님과
김선생님이
진정 자유로우신다면
참으로 경하드리며
더불어 함께 사랑하고 싶습니다.^^

원조삿갓님의 댓글

원조삿갓 작성일

윗 글의 삿갓님은 짝퉁이니,

다른 분들은 혼동치 마시길 바람..

김삿갓님의 댓글

김삿갓 작성일

진짜삿갓, 원조삿갓님
문득 이조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이 생각나서
진짜삿갓님이 계신줄 모르고 짝퉁이 되고 말았구려.
질의응답이 끝나면 짝퉁은 곧 폐기처리 할것이니 궤념치 마시길..^^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고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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