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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는 마음'이 문제입니다.

작성일 06-05-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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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조회 7,70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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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님의 마음을 가만히 읽어보면 언제나 '비교'하느라 마음이 바빠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봅니다. 님의 글을 다시 한 번 보면,
"이미 했어야 될 일도 많고 또 해야할 일도 많지만, 제대로 이룬 게 하나도 없고"
"앞날을 생각하면 더 답답하기만 하답니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고……."
"바로 지금에 만족하자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아요."
"주위 친구들이나 동료들 보면 다들 월등하고 저만 처져서 갈팡질팡 하는……."
그렇듯 님은 언제나 '과거'와 비교하고, '미래'와 비교하고, '남'과 비교하고, 또 뭘 이루어놓았나 그렇지 못했나와 비교하고…….
그렇게 언제나 '비교'하느라 마음 중심이 바쁘고 떠있으니, 모든 것이 불안하고 그저 답답하기만 한 것이지요. 때로 "지금에 만족하자 생각하며, 가족 모두 건강하고 남한테 폐 끼치지 않고 사니 그나마 다행 아닌가 하고 자위도 해보지만" 그 마음 또한 금세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곧 다시 불안해지고…….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로 달래보려 하거나 그런 모양으로 자신을 슬그머니 방기(放棄)도 해보지만, 그건 또 다른 모양으로 자신의 삶의 골만 깊게 할 뿐 아무 것도 아닌 것이지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님의 문제는,
제대로 이룬 게 하나도 없기 때문도 아니요,
집도 한 칸 없기 때문도 아니며,
능력 부족 때문도 아니요,
친구들이나 동료들보다 뒤처져서도 아닙니다.
만약 님이 님 자신에게, 자기 자신에게 닿아있다면 그런 것들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그냥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부딪쳐가며 헤쳐나가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님은 안타깝게도 님 자신에게 닿아 있지도, 뿌리를 내리지도, 자기 자신 위에 우뚝 서지도 못했기에 언제나 어느 순간에서나 본능적으로 비교하게 되는 '근본불안'을 가슴 깊이 멍에처럼 갖게 된 것이고, 바로 그 때문에 님은 어느 자리 어떤 순간에서도 '쉼'이 없는 힘겨운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사람들과 어울려 술 마시고 희희낙락 떠들고 노는" 자리에서조차도 '온전히' 놀 줄을 모르는…….
님이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요. 이를테면, 어려서부터 따뜻하게 사랑받아 보지 못했다거나 보호받지 못했다거나 자기 자신으로서 깊이 존중받아 본 적이 없다거나 하는 등의……. 그래서 언제나 마음은 두리번거리게 되었고, 그런 속에서 자기 자신 안에서 진실로 솟구치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귀를 일찍부터 잃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저 자신이 그랬듯이요.
그러나 그것은 또한 어·쩔·수·없·는·일·입·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요, 그냥 그런 일이 님에게와 저 자신에게 있었을 뿐입니다.
결국 문제는 <지금>이요 <현재>입니다.
만약 님이 <지금> 이 하루하루를 더 이상 '남'과 비교하거나 '과거'와 비교하거나 '미래'와 비교하느라 님의 에너지들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래서 소중한 이 삶의 시간들을 진정 <자기 자신>과 <지금 해야 할 일>을 위해 온전히 쓸 수 있다면, 님이 그토록 "이루어놓은 게 없다"며 회한에 찬 눈길로 바라보는 '과거'에 대해서도 온전히 감사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미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비교하는 마음 안에서는 <지금>과 <자기 자신>이 언제나 부정적이고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지만, 비교하지 않고 오직 <지금>과 <자기 자신>만을 보는 사람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모든 것을 보게 되어, 아무리 어려운 상황과 형편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물들지 않는 전혀 새로운 '힘'을 자신 속에서 끊임없이 발견하게 된답니다.
만약 님이 그 '힘'에 닿기만 한다면, 님은 지·금·과·똑·같·은·상·황·과·형·편·속·에·서·도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결국 님의 무엇이 문제입니까?

* * *
답답함에...
껍데기 06-05-09 16:48

세상 누구에게도, 한 번도 진실되게 묻거나 상의해보지 못한, 하지만 남이 들으면 그것도 고민이라고 심각하냐? 라고 힐난함직한 얘기랍니다.
먼저 전 41살 된 직장인이며 아들, 딸, 집사람, 이렇게 거느린 가장이고요, 볼품없는 집안이지만 4대째 내려오는 종갓집 장손이랍니다.
이미 했어야 될 일도 많고, 또 해야할 일도 많습니다. 헌데 제대로 이룬 게 하나도 없고(아직 집 한 칸 없고 계획도 막연합니다), 능력 부족인 건 알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더 답답하기만 하답니다. 더욱 더 큰 문제는 거의 매일 그런 내면의 문젤 숨기고 사람들과 어울려 술 마시고 희희낙락 떠들고 논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제 정신이 아닌 거죠. 집사람이 앞으로의 대책이나 계획을 물어도 "걱정마라.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넌 걱정마라." 하는 식이랍니다.(사실은 자존심 상하고, 창피하고, 불안하고, 더 걱정이 돼서 그런답니다.)
선생님께서 보시고 뭐 별 하찮고 우스운 질문도 다 있다 하실지 모르지만 저 자신은 고민이 많답니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고……. 바로 지금에 만족하자 생각하며, 가족 모두 건강하고 남한테 폐 끼치지 않고 사니 그나마 다행 아닌가 하고 자위도 해보지만, 현실은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아요. 주위 친구들이나 동료들 보면 다들 월등하고 저만 처져서 갈팡질팡 하는…….
철학이 어떻고, 그런 고로 인생이 어떻고 하는 질문이 못돼서 죄송합니다. 답 주실 가치가 없어도 좋고요. 여기까지 쓰면서 그나마 누군가에게 떠들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맘이 좀 후련하네요.
바쁘실 텐데 죄송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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