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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의 지혜” 읽고 감명 받았습니다. 선생님께 점검 받을 겸 저도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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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옥토끼 댓글 1건 조회 247회 작성일 21-11-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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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흔히들 얘기하는 마음 공부라는 걸 하게된지 7년 정도 된 34세 여성입니다.
계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차츰 생기기 시작한 미묘한 마음의 고통이 점점 커져
20대 후반에는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기 때문입니다.
 
불교 수행단체를 시작으로 (현재는 그만두었습니다.) 정신과도 조금 다녀보고 약은 해결책이 아닌 거 같아
가족 상담에 이어 개인 심리상담까지 1년 정도 받았습니다.
상담이 끝나갈 무렵 저의 상담 선생님께서 선물해주신 “무분별의 지혜”를 읽고 마음이 무척 편해졌습니다.
나름 불교 수행 단체에서 6년간 (온갖 쌩난리를 치며) 공부하면서 오해하거나 잘 알지 못했던 부분들도
선생님께서 쓰신 책을 통해 많이 바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눈을 돌린다는게 뭔지, 진짜 나와 만난다는 게 뭔지, 먼 길을 돌고 돌아 비로소 알게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제 감정들을 억압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 소화시키고 처리하는 연습을 해나가는 중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달려들어서 미친 개처럼 싸우기도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많이 힘들고 지루하고 슬프고 외롭고 초조하고 걱정도 되는 긴 여정이었네요….
지금은 잘 되어가고 있지만 돌아보면 참 어렵기도 했고 주변인들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시간들입니다.
 
직접 김기태 선생님을 뵌 적은 없지만 이곳을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된 것은 감사의 말도 전하고 점검도 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제가 가진 화두는 ‘부끄러움’입니다.
상담이나 선생님 책을 통해서 20년 넘게 억압당한 이런저런 감정들을 다시 만나는 작업들을 하면서 많은 부분을 정화했습니다.
그 끝에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감정이 ‘부끄러움, 수치심, 창피함’이라는 걸 근래에 차츰 알게 되었고 오늘 확신했습니다.
그냥… 제 인생은 저 감정의 강력한 지배를 받으면서 거의 대부분을 시달리며 살았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저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매우 폭력적이고 모진 사람이었습니다.

속으로는 늘 나의 존재를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생각하면서도 그런 감정을 인정하는게 너무나 두려워서 피했습니다.
어릴 때는 만화나 영화 드라마 속으로, 커서는 책 속으로 도피했습니다. 
가족도 날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나마저 인정해버리면 정말 고통스러울 거라고 여겼나봅니다.
나중엔 그 억압이 분노가 되어서 시도 때도 없이 올라왔던 거 같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이렇게 된 원인이 뭔지 명명백백 밝혀서 시비를 가리려고
분노의 추적자가 되어서 찾아다녔겠지만 이젠 그런게 별로 궁금하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부끄러움과 수치심과 창피함 속에 충분히 있어보려합니다.
그저 그 안에서 시달리고 고통받았던 저를 조용히 애도하고 싶네요.

저 잘 하고 있는 거 맞나요? ㅎㅎ
얼추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선생님 가르침 덕에 이 핵심 감정과 생각을 발견하게 되어서 이 기쁨을 나누고 싶었어요.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 기쁨을 나누고 싶었어요."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는 님의 글을 참 고맙고 기쁘게 잘 읽었습니다.

예, "먼 길을 돌고 돌아 비로소 알게 된 거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오래 외면했던 님 자신으로 돌아오심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 많은 시간과 아픔과 방황들 속에서 찾고 찾았던 것이 본래 님 안에 언제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셔서 기쁩니다.
부끄러움과 수치심과 창피함, 그것이 마침내 모든 치유와 감사와 참된 자유의 문이 될 것입니다.
비로소 발견한 그 속에 그저 충분히 있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저도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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