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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시인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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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뱃사공 (124.♡.80.185) 댓글 0건 조회 6,191회 작성일 10-11-1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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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이 시 앞에서 숨을 쉬는 것은 죄악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이미 죄를 저질렀다.
참회할 수 있다면 죄가 아니다.

당신은 오직,
죄를 등에 지고 참회의 강을 건널수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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