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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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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 (211.♡.171.179) 댓글 0건 조회 12,535회 작성일 08-03-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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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차례 추위가 뼛속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겠는가

황벽 선사, 천국으로 가는 시 中

휴일 오후..
집 근처를 산책했다.
나지막한 야산에 가니..
겨울나무들이 이파리들을 이미 다 떨군 채
비인 몸으로 서 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겨울산의 내음..
이제는 너무 흔해져 버린 말이지만..
비인 몸으로 왔다가 비인 몸으로 돌아간다는 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말..
그 말이 새삼 다시 떠올랐다.
지난 늦가을을 떠올린다.
때가 되어 이파리들을 놓아보내는 나무들도...
나무를 떠나 발밑에 뒹구는 이파리들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들은 침묵으로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아.. 나는 아직 말이 많음을...
침묵하지 않고 있음을...
아직도 상처들을 기억하고 있음을...
가끔 상처들이 건들여지고..
혹 좀더 깊은 상처들이, 좀더 깊게 건들여지면..
나는 좀더 오래 아파한다.
그럼에도.. 내게..
이 한차례 추위는 아직 뼛속에 사무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어디만큼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2007. 12. 3
원주 노자 유상규님의 덧글을 읽으며...
뼛속까지 스며드는 겨울 추위를 맛본 뒤
마침내 찾아온 봄에
향기를 발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이 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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