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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애를 품은 따스한 감성-베드란 스마일로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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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125.♡.153.68) 댓글 0건 조회 14,443회 작성일 09-01-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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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5월 27일 오후 4시

사라예보의 한 제과점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 제과점은 밀가루를 공급받는 몇 안 되는 상점 중 하나였는데,

전쟁으로 상처받고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빵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포탄 하나가 사람들 가운데로 떨어졌다.

22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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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곳에 베드란 스마일로비치라는 35세의 음악가가 살고 있었다.

그는 사라예보 오페라단의 유명한 첼리스트였다.

직장으로 복귀할 날을 기다리고 있던 그는

창밖에서 벌어지는 살육을 목격하고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시작하였다.


그날 이후 그는 22일간 오후 4시 정각에

정식 콘서트 복장을 하고 포탄이 떨어진 곳 옆에서

알비노니의 장엄한 곡 <아다지오 G단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황폐한 거리, 포탄을 맞은 트럭과 총탄을 피해

두려움에 떨며 지하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연주했다.

주변에서는 여전히 포탄 파편이 튀었지만

인간의 존엄성,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

동정심과 평화를 위해 그는 용기를 내 침착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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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그 이야기를 읽은 영국의 작곡가 데이비드 와일드가 작곡에 착수했다.

그는 베드란 스마일로비치에게서 느낀 형제애, 사랑을 담아

무반주 첼로곡인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작곡했다.


국제 첼로 페스티발 개막식에서 요요마가 연주한 곡이 바로<사라예보의 첼리스트>였다.

연주를 마친 뒤, 요요마는 청중석에 있는 누군가에게 손짓했다.

무대에 올라온 그와 팔을 내밀어 반갑게 껴안았다.

길게 자란 머리와 턱수염사이로 주름진 얼굴이 보였고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는 그는 베드란 스마일로비치였다.

무대 중앙에 선 두 사람은 그렇게 껴안고 울고 있었다.


<스티븐 코비, 오늘 내 인생의 최고의 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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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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