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고독과 사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둥글이 (210.♡.160.226) 댓글 5건 조회 5,272회 작성일 07-04-30 15:27

본문


사람의 자취가 끊긴 적막한 공간...
불 빛도, 잔잔한 물소리도, 향긋한 꽃 내음도 없는 횡횡한 공간에서 혼자 밤을 샐 때에,
나는 이 고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늘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몇 곳 핸드폰 문자질 하면서 그 외로움을 달램 받으려 발버둥 치기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나는 세상과의 소통이 끊긴 체로 내 자신을 직면해야하는 순간에 이른다.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공간에서 자기 자신을 대면해야하는 것 만큼 당혹스러운 일도 없으리라...

축축한 습기가 배인 텐트에서, 곰팡이 냄새를 맡으며, 제대로 씻지 못해서 꿉꿉한 몸을 침낭 속에서 꾸물거리고 있을 때면, 머릿속 가득 음울한 생각들이 밀려오곤 한다.
그 암울함은 내 내면의 깊은 곳을 휘 젖고 다니면서 깊은 시름을 끌어내는데, 이런 때에는 삶에 대한 의욕은 모두 사라지고, 그야 말로 어둡고 싸늘한 감정만이 나의 주인이 된다.
그 깊은 상실의 중심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고독한 존재인지를 실감한다.
텅 빈 공간의 중심에 뻘쭘히 서 있는 존재.
풀벌레의 찍찍거리는 소리에도 한 없는 외로움을 느껴야만 하는 존재.
그래서 햇빛 찬란한 풀 밭으로 뛰어나가 개와 돼지, 염소와 고양이를 보듬으며, 멀리 서있는 사람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랑한다’고 소리치며 달려가고 싶은 존재.

생명에 대한 갈망과 몸부림이 의식의 밑바탕에 깊고도 넓게 깔려 있어 늘 그것을 구하지 않을 수 없는 실존의 존재. 그것이 바로 ‘나’(너)임을 실감한다.
이것은 나의 사적인 경험이 아니라, 우리 인류 모두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성이 내가 서 있는 지반에서 경험된 것이리라.
나는 이 유랑캠페인을 통하여 내 자신이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에 대해 절감하고,
인류와 자연을 좀 더 내 마음에 끌어안지 못했음을 후회하며,
우리 인류가 인종, 종교, 문화, 국경, 장애, 나이, 지위를 뛰어넘어서 하나로 서로를 감싸 안고, 자연 속에서 그 생명력을 조화롭게 표현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아쉽게도 많은 이들은 스스로가 ‘고독한 존재’임을 알지 못한다.
번잡하고 떠들썩한 일상 속에서 끝없이 ‘소유할 것’을 탐하고 계산하면서,
(다른 이들이 그러한 것처럼)다른 이들보다 하나라도 더 갖고 높아지는 것을 유일 무일한 삶의 과제로 여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면서, 타인을 적으로 여기고,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아간다.
이렇게 바쁜 일상으로 인해서 자신이 얼마나 고독한 존재인지를 미처 깨달을 시간이 없기에 , ‘타인’의 고독을 헤아릴 수 없는 것이고, 자연의 미물들이 받는 아픔도 역시 깊이있게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메마르고 건조하며 계산적인 그들에게, ‘어우러져서 작용하는 삶의 역동’이 있을 수 없는 것이며, 텅 빈 하늘의 공간이 눈에 보일 리도 없는 것이다.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인류에 능동적으로 작용을 가할 수] 있고, [인류에 수동적으로 반응되는] [역동적 공간과 시간- 관계의 ‘정중심’]임을 알지 못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스러운 일이다.
사람의 자취가 끊긴 적막한 공간...

그곳에서 나는 내 자신을 직면하면서 내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로인해 움푹 패인 공허한 마음의 구덩이 속에 나는 세상을 향한 뜨거운 사랑의 열정을 채워야할 필요를 느끼곤 한다.
그 적막한 공간에서...

===============================================
심심하고 무료한 일상에 지치신 분들...
1234yz@hanmail.net 으로 메일 주시면 유랑캠페인 일지를 쏴 드립니다.

댓글목록

제비님의 댓글

제비 아이피 (211.♡.149.99) 작성일

세줄요약
1.외롭다
2.그속에서 뭔가발견한다
3.심심한사람 메일달라

힘님의 댓글

아이피 (123.♡.165.13) 작성일

둥글이 님,

외로움을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외로움을 거부하기때문입니다.
외로움이 일어나면 외롭지 않을려고 님의 마음은 항상 무엇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기 때문에 처량해지고
우울해지는 것입니다.

둥글이 님이 지금, 외로움을 느끼신다면 외로움을 받아드리고
살아보세요.
외로움 그대로 받아드리고 외로움이 느끼는대로 한번 그냥 내 둬 보세요.
외로움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온전히 외로움을 느껴보세요.
님이 진정으로 외로움을 받아드린다면,
님은 놀라운 경험을 할 것입니다.
외로움이 순간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님이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님이 외로움을 거부하기때문에 생긴 현상임을 아실 것입니다.

우리는 외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전체와 하나이기때문에 절대로 외로울 수가 없습니다.
천지자연 모두가 님안에 이미 가득합니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잡초, 풀, 꽃, 바위, 물, 바람, 공기, 하늘,
이슬, 비, 구름, ... 등등 생명력이 넘치는 친구들로
어찌, 외로울 수 있을까요.

단 한번만이라도
진정으로 님이 느끼시는 그 외로움을 받아드리고 살아보세요.

dleldk님의 댓글

dleldk 아이피 (121.♡.244.211) 작성일

둥글님,  이제야  고독한  자신을  바로  보셨는가  봐요
  세상을 향한  뜨거움은  사랑받기 위한 ,고독을  채우기  위한  몸부림이지요
  지금!  고독한  자신을  만들어온  동기가  언제  어디  있을까요?
  언젠가  제가  말했듯이  지구 한쪽  어느 모퉁이에서 기다리고 있는
  님의  반쪽인연을  위해서,,,,,
 가장  먼저  자신의  밥과  살림살이가    온전해지면
 주변에는  배고픈이가  차츰  줄어들겠죠
  요즘  한국의  남자들이  온통  장가를 못가서  국제결혼을  해야되는  실정이지만
 둥글님같이  말로나  글로나  능력있는  분들은  예외이지요 ㅎㅎ
  아무  가진것  없는  우리  신랑도,  저 역시도  서로  만나  살듯이요
,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지니신  둥글님의  앞날을  축복하며,,,, 홧팅

송재광님의 댓글

송재광 아이피 (211.♡.252.130) 작성일

둥글이님 안녕하셨어요?
저는 님의 마음이 다 이해가 갑니다.
저한테 고마운 가르침 주셨던 것도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둥글이님의 말씀들은 깨달음의 세계에 편향되어있는 사람들에게 또다른 측면의 중요한 관점을 제공해주신 것이었습니다.

송재광님의 댓글

송재광 아이피 (125.♡.160.223) 작성일

一切治生産業 皆與實相 不相違背.
법화경의 이 구절은 속세의 많은 이들로 하여금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일체의 생명을 다스리는 일이 실상과 더불어 함께 하고 실상과 위배되지 않는다..
자기가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던 위안이 되는 말씀이다.
그런데 이 구절을 자기의 생업에 대한 위안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좀더 생각해본다면..
하나는.
치생이란 것이 전체 생명의 관점에서의 치생이라는 것이다.
단지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고 출세하는 것이 치생은 아닌 것이다.
그 일이 전체 생명의 흐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 가족. 내가 속한 이익집단. 나라. 민족. 세계 를 넘어 동물과 식물의 모든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전체생명의 거대한 흐름에 비추어야 비로소 치생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 보면 현대사회는 '치생산업'이라 할 수 없는 일자리들을 양산하는 사회이다.
나는 그것이 쌀을 분배하기 위한 필요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쌀을 그냥 나눠주면 커다란 분쟁이 생기므로 어쩔수없이 허공에다가 삽질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삽질한 만큼 알아서 쌀을 챙겨준다.
그런데 삽질이 차라리 허공을 향한 삽질이면 괜찮으련만 생을 억압하는 삽질이 되기도 한다.
일자리들이 치생이 아니라 도리어 생에 대한 억압이나 폭력이 된다면 차라리 그런 일자리보다는 실업의 상태를 그대로 놓아두고 그냥 쌀을 나눠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쌀의 생산만 충분하다면 말이다.
둘째는.
치생산업이 실상과 '더불어' 있다고 한 점이다.
치생산업 혹은 생은 실상과 더불어 있을 뿐 생명만이 실상인 것이 아니다.
생이 아닌 것. 물질. 돌. 공기. 허공. 불과 바람과 강. 이런 생명 아닌 모든 것들이 실상인 것이다.
생명은 이런 실상과 더불어 함께 있을 뿐이다.
一切治生産業 皆與實相.
돌이 돌다운 것처럼 바람이 바람다운 것처럼 우리도 생명다울 뿐이다.

Total 6,162건 246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7 관리자 427 24-01-18
36 관리자 424 23-11-18
35 관리자 423 24-04-12
34 관리자 418 24-02-10
33 관리자 418 24-04-04
32 관리자 395 24-04-07
31 관리자 392 24-01-29
30 관리자 387 24-04-28
29 관리자 384 23-12-03
28 관리자 384 24-01-17
27 관리자 383 23-12-18
26 관리자 382 24-01-09
25 관리자 378 24-01-05
24 관리자 369 23-12-06
23 관리자 367 24-01-02
22 관리자 363 24-01-09
21 관리자 360 23-12-26
20 관리자 360 24-03-31
19 관리자 358 23-12-30
18 관리자 353 24-01-29
17 관리자 347 24-02-26
16 관리자 344 24-03-10
15 관리자 343 24-04-19
14 관리자 342 24-03-31
13 관리자 331 23-12-15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0,763
어제
15,225
최대
15,794
전체
3,323,579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