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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두

작성일 06-09-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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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리랑 (222.♡.195.131) 조회 5,50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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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두를 처음 만난 건 군을 제대하고 이곳저곳에 들러 눈도장을 찍고 술을 얻어 먹을 때였다.
그날도 할릴없이 건들건들거리며 걷다 선배와 마주쳤다.
선배 옆에는 큼지막한 덩치에 어슬렁거리는 작두가 서 있었다.
작두는 코를 벌름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난 완전히 얼어 덜덜 떨며 뒷걸음을 쳤다.
선배와 막걸리를 마시며 작두에 대해 듣기 시작 했다.
싸움을 얼마나 잘하는지 완전히 반해서 돈백을 주고 사왔다는 것이다.
막상 사오니 이름도 그렇듯한 것을 지어야 하는데 생각이 나지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술이 잔뜩 취해 대문을 들어서는데 작두가 보이더라는 것이었다.
그때 손사래를 치며 그래 단박에 끝내버리자 하며 작두라 명하였다고 말했다.
난 작두를 흘끔흘금 쳐다보지만 이렇다할 싸움개의 면모는 전연 보이지 않았다.
굼뜬 행동에 어슬렁거리다 퍼지러 자는 모습이며 진면목이 보이지 않아 의구심만 들었다.
이제 아침이면 쭐레쭐레거리며 선배 집으로 출근을 했다.
작두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면서 친근감을 주었고, 작두도 마음을 열었는지 잘 따랐다.
작두는 사람을 무는 법이 없었다.
난 친구들에게 싸움좀 하는 개들을 데리고 오라고 전화를 했다.
오후에 도착한 개들은 으르렁거리며 작두를 바라보지만 작두는 잠만 쿨쿨 자는데 난 적잖이
실망을 하였다. 명색이 싸움개가 뭐 폼이라도 잡아야 하는거 아닌가
선배는 말했다. 프로는 아무때나 설치지 않는다. 라고하며 낄낄거릴 뿐이었다.
하루는 정말 싸움좀 하는 세퍼드가 왔다.
그러자 작두는 몸을 일으키며 세퍼드를 응시하더니 이내 주저 앉는 것이었다.
작두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상대를
난 작두에게 존경심이 일어났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모든 것이 사실로 들어 나고야 만다.
팔십년도 중반에 오십만원은 작은 돈이 아니었다.
네번을 싸워서 이겨야 엄청난 돈을 챙길 수 있다.
도시 외곽에 자리한 싸움터에는 많은 개들이 도착하였다.
작두도 게거품을 물고 연신 움직이며 가만히 있질 못했다.
사람은 무엇이든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작두가 우리로 향할 때 이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직 그 무언가에 몰입되어
들어섰다.
굼뜬 모습은 사라지고 번개처럼 돌진하며 싸우는 작두를 보면서 말문이 닫혔 버렸다.
그 상황은 나에겐 충격이었고 보지않고는 믿지마라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작두는 내리 이겼고,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난 작두를 보며 내 자신이 측은하게 여겨졌다.
선배는 좋아 어쩔줄 모르고 맘껏 쏜다고 싱글벙글이었다.
지친 작두와 나는 그렇게 헤어졌다.
나는 직장 문제로 타도시로 가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선배를 호텔에서 만나게 되었다.
작두는 하고 물어 보았다.
선배는 즉각 대답이 튀어 나왔다.
< 작두를 산다고 하도 쫓아 다녀서 돈백 주고 팔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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