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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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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정식 (211.♡.201.119) 댓글 10건 조회 5,934회 작성일 06-05-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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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마늘짱아치, 깻잎짱아치, 돈부콩, 검은콩, 콩된장, 고구마, 옥수수, 호박, 기타, 등등.......

장인어른이 손수 가꾸신 것은 이제는 영영 먹을 수가 없구나.........

아~~~정말 슬프다.


곁 눈질한번 아니하고 쓰려질 때까지 일만 하시다가 이렇게 그냥 가시다니........

연장을 손에 쥐지 않으면 죽는 줄 알고....... 자식들에게 그저 주려고만 하시는 마음....

동녘 트면 밭에 가고 배고프면 밥먹어려 오시고 밤 되면 잠자고 또 동트면 밭에 가고.......

그렇게 한세상을 살다가 가셨다.


지난 3월말 새벽 한시쯤 전화가 왔다.

“매형 아버님이 이제는 가망이 없어요 누나먼저 보내주시고, 매형은 연락하면 올라오십시오.”

그날 이후 중환자실에서 두달동안 말없이 꼼짝않고 누워계셨다.


“아버님 저를 알아보겠습니까? 알아보겠으면 눈을 껌벅껌벅 하세요” 하니까 “ 껌벅껌벅”


자식을 알아보는데 어찌 산소통과 약물을 중단 할 수가 있을까.........

지난 3년동안 뇌출혈로 쓰려지신 장인어른의 병 수발에 지친 장모님은 이미 병을 얻어셨고

이젠 가족들도 지쳐갔다. 그 누군가 말했던가? 장기간 병 수발에 효자 효부 없다고....


아버님 귓가에 조용히 말한다.

아버님은 모든 일들을 너무나 열심히 하셨기 때문에 이제는 편하게 쉬십시오.

그리고 모든 일들은 용서하시고 이젠 놓으시고 당당하게 받아들이십시오.


“2006년 05월16일 22시40분에 생을 마감하였다.”


성당의 장례식은 장엄 하였다.

나는 성당의 장례식은 처음 접한다. 입관 전 염할 때 신도들이 불려주는 찬송가는 온몸을

휘어 감고 주체할 수 없는 전율과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공중부양처럼 둥둥 떴다.”

집 사람은 거의 통곡에 가까운 눈물을 흘렸다. 가까이 같이 못한 아쉬운 죄일까?


발인 날 아침 청주 신봉동 천주교회의 장엄한 교회당에서 신부님이 세분이나 오셔서 미사와 애도의 뜻을 같이 하였다. 신도들은 매우 이례적 이라 했다.

증평 집에 노제를 지내고 선산의 묘 터에 매장을 하고 그냥 그렇게 끝났다.


삶이란.........애착이란........

대지가 내게 몸을 만들어 삶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고, 늙음으로써 나를 평온하게하고

죽음으로써 나를 쉬게 하는 것이니..............................

삶이 진정 그러함을 여긴다면 당연히 내죽음도 당연함을 여긴다.


2006년 05월24일 사무실에서

덧없이 하늘을 보니 생뚱맞은 흰 구름, 한 생각 쉬어보니 보이지 않네,

무수한 생명들이 그렇게나 뜻이 많고 법이 많은 줄을 어찌 다 알겠는가?

흐르는 개울 속에서도 햇빛 무지개는 여전히 변치 아니하구나.

댓글목록

김재환님의 댓글

김재환 아이피 (58.♡.80.55) 작성일

선생님, 힘내십시오.
지리산에서, 서울에서 제게 술 한 잔 따라주시며 해주신 소중한 말씀 요즘 많이 되새기고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영대님의 댓글

김영대 아이피 (211.♡.9.67) 작성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소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금요일 뵙겠습니다.

나비님의 댓글

나비 아이피 (211.♡.184.159) 작성일

삶이란.........애착이란........

대지가 내게 몸을 만들어 삶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고, 늙음으로써 나를 평온하게 하고

죽음으로써 나를 쉬게 하는 것이니..............................

삼가 고인의 명복을...!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18.♡.67.235) 작성일

자식들에게 그저 주려고만 하시는 마음....

자식들에게 그저 주려고만 하시는 마음....

자식들에게 그저 주려고만 하시는 마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송소장님의 댓글

송소장 아이피 (58.♡.98.249) 작성일

오늘 하교대 벗 모임에서 한잔 하고 이제야 와서 보니...........

사실 궁굼키도하고........ 내 씀글을 다시확인 해보니,  아~~과연 그저 반갑고 고마울 뿐입니다.

재환씨.....  애착을 진정 사랑한다면..... 애착이 벌나비가 되어 모여듭니다.

재하야, 나비야, 영대야, 고맙다.  우리 도덕경가족들 화이팅

비원님이하 모든님들이여  건강하세요.   

공자님...스스로 건강을 추스리지 못하면...... 챙겨주지도 못합니다. 

오...마이 갓

유관순님의 댓글

유관순 아이피 (211.♡.106.69) 작성일

송소장님 뵌지 오래네요 건강하시죠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211.♡.244.110) 작성일

어제 어머님댁에 다녀왔습니다. 김치며, 마늘쫑볶음이며, 찬거리를 그저 챙겨주고싶으신 어머니를 꼭 안아드리고 왔습니다. 이렇게 날 사랑하시는 님도 언젠가 흙으로 돌아가시겠지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프렌드님의 댓글

프렌드 아이피 (210.♡.14.195) 작성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누구나 북망산 가는 길에는 절로 겸허해 지는가 봅니다. 저는 죽음이후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나 다만 죽음이 있기에 삶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것인가에 답이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아는 어떤 분의 사는 방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나는 나답게 산다.
2. 나는 현재의 나를 긍정하면서 산다.
3. 나는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삶을 산다.
4. 나는 몸과 맘을 청소하면서 산다.
5. 나는 브레이크를 잘 정비하면서 산다.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 삶은 사고처리만 하다가는 삶이다.-
6. 나는 감정이 있을때는 행동하지 않는다를 실천하면서 산다.
-'아무것도 안하기'가 이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7. 나는 조연(제2인자)의 미덕을 가지고 산다.
-장미를 받치는 안개꽃의 역할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인정하기 때문이다-
8. 나는 未完의 完을 알고 산다.
- 생명은 과정속에 있기 때문이다.-
9. 나는 죽어서 흔적을 남기지 않을 삶을 산다.

프렌드님의 댓글

프렌드 아이피 (210.♡.14.195) 작성일

끝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저 또한 작년 연말에 어머니를 보내드렸네요. 힘들어도 세월이 지나니 또 살아지고 또 잊어지고 하더군요. 송소장님 힘내시고요, 전국 모임에나 다시 뵐수 있을까요.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재환님의 댓글

김재환 아이피 (58.♡.80.55) 작성일

아드님은 어떠세요?
노인네~, 그런 일이 있었으면 여기 게시판에다 무거운 맘 풀어놓고 위로도 받고 그러시지...
꿍하시긴~~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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