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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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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영 (59.♡.241.169) 댓글 4건 조회 5,855회 작성일 06-05-20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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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밤에 해야할 일들이 잔뜩 있는데 하염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멍하니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한다. 내가 맡은 반중에 초딩4학년반이 있는데 영영으로 단어 시험을 쳤다.원래 매번친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한 남학생이 잔뜩 풀이 죽어서 하는 말이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이때까지 컨닝을 해서 재시험을 치르지 않았고 자기는 모르는 건 빈칸으로 뒀기 때문에 7개나 틀려서 재시 걸렸다고 했다.그리고 그 컨닝의 증거들을 그 애가 화장실에 갔을때 나에게 들고왔다.
이미 모든 아이들이 다 아는 모양이었다.예전부터 자주 이구동성이다.....참 착찹했다.그 여학생은 똑똑하고 영어도 잘하는데..일단 매니저와 상의를 할려고 열심히 찾았는데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평상시엔 자리에 앉아서 이것저것 잔소리를 해대던 그녀가 딱 자리에 없었다.
그래서 다른 선생님들한테 물어 봤더니 그럴땐 증거품을 회수하고 (심지어 복사까지 해서 1년을 간직한다나) 부모님께 전화해서 이 일을 알리고 해당학생은 엄벌에 처한다고 했다.
원래 이 학원이 까다롭고 부모님도 유별난 사람들이 많고 학생들도 무척이나 똑똑하고 경쟁적이다.내가 그반의 담임이기 때문에 그 아이가 외국인 선생님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전에 해결을 해야했다.
남은 시간은 45분..책상에 할 일은 산더미....
그 아이의 회화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조용히 따로 불렀다.이미 눈치를 챈 학생들이 주위에 우르르 몰려들어 아무리 말해도 가지않고 주위를 맴돌았다.물마시는척을 하고 신발갈아신는척을 하고...조용히 넘어가면 다른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건지 불보듯 뻔하고 아이들 통제하기가 나만 힘들어지는 상황.
16개의 검은 눈동자들이 빛나면서 내 입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말했다.
너 컨닝했니? 아니요,절대 안했어요
예상대로 완강하게 부정했다.
그래서 나의 진심을 말했다.
나는 너같이 똑똑한 애가 겨우 10개의 영영테스트를 킨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넌 그정도의 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있다.너를 믿는다.잘가라
그 애의 눈동자가 거짓말을 할때 흔들리는 것을 나는 이미 보았다.주위 다른 애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나는 복도벽에 기대어 잠시 서 있었다.
내가 이 일을 크게 만들면 그 애는 영원히 어린날의 한번의 실수를 잊지 못할 것이다.잘못자체 보다도 그 수모,자책,다른 애들 앞에서의 창피...
물론 그 애는 더 큰것을 배울수도 있다.정직함이나 당당함 등등...
그러나...
그 애가 삶의 어느 귀퉁이에서 깨지고 넘어져 부서지더라도 아픔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되돌릴 수 있을때 스스로 한번 돌이키기를 간절히 바랬다.
이번일로 다른 아이들에게 권위를 잃거나 나중에 이런일을 그냥 넘어갔다고 매니저에게 박살날지라도.....
왜냐면 그녀는 아직 너무 어린 천사이기 때문에...나에겐.

댓글목록

유관순님의 댓글

유관순 아이피 (211.♡.106.69) 작성일

3일 남았제 기대한다

나비님의 댓글

나비 아이피 (211.♡.184.159) 작성일

미영 뒤에도 쌍도넛이 보이는구먼^--^
미영의 사랑이 점점 세련되가는가부다, 이제 아그들까지 넘보나부다^^

...님의 댓글

... 아이피 (59.♡.72.150) 작성일

...삶의 어느 귀퉁이에서 깨지고 넘어져 부서지더라도 아픔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되돌릴 수 있을때 스스로 한번 돌이키기를......

바람님의 댓글

바람 아이피 (59.♡.165.221) 작성일

심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그렇게 오늘 하루를 돌아보다는 그 시점, 그 자리에서 님께서는 원래의 모습 그대로,  원래 스스로 그러한 그 상태 그대로, 님 자신의 세계에 그대로 여여히 거하여져 있는 그 상태(님 자신안에서 스스로 보여지는 무한한 세계),  그대로서,  거기에는 님도 없고, 그렇게 컨닝한 그 학생도 없이,    이미 온전히 하나인 그 상태 그대로임을 혹 발견해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언젠가 내게 있는 물건을 훔쳐간 어떤 인연을 놓고 깊이 묵상한 적이 한번 있었는데,  그때 저는 돌연 제 자신안에 있는 본래 그대로의 그 세계(나라)를 발견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는 너와 내가 결코 따로 있지 않아,
결코 단 한번도 어떤 인연이 내게 있는 물건(?)을 훔쳐간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고는,  크게 심히 기뻐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날마다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이 육신의  눈으로 보이는 것(그렇다 라고 생각이 되어지는 것)으로서는  스스로 나 자신을 가리우는 찰라간의 미망(?)일뿐,  아무것도 아닌것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내 안에 그것이(그 인연이) 있음으로 문제로 보일뿐,  그것이 본래는 없는 것임을 깨닫는 다면,  문제될 것이 단 하나라도 없다.  이렇게 봅니다.      지나가는 이가 심심해서 그냥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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