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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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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줌마 (59.♡.149.162) 댓글 2건 조회 5,865회 작성일 06-05-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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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일들 사이에서 반응하는 내가 전에 알던 나와 많이 다르다.
내가 감히 상상할수 없었던 새로운 빛깔의 내게 놀라고
좋아죽겠고 자제할수 없는 촐싹거림과 촐랑거림에 아침부터 자랑질이다.
무엇부터 자랑질할까...
그래, 우리 아들.
내가슴 언제나 묵직하게 하고 미안함과 괘씸함과 .........결국은 가슴아픔이던 내아들.
불과 몇달전에 아들과 전혀 교류되지 않는 절망에
밤을 새워 울고 눈이 퉁퉁부어 준희에게 주절주절 하소연하고
위로받고 힘을 얻고 다시 시작했었는데......준희야, 고맙다.
그리고 미영이....고맙다. 이노무 가스나 아니었음 내아들 우얄뻔 했노...
아버님이 아들을 꼭 쥐고 계셨고 나는 아버님이 너무너무 힘들고 무서웠다.
미영이가 그랬다. 할아버지와 분리시키지 않으면 내아들은 폐인이 될거라고....
그건 사랑이 아니고 무서운 집착이라고.
알면서도 너무 엄두가 나지않아 사랑이라고 어른뜻이 설마 자식을 망치겠냐고...
나는 그렇게 나약하고 용기가 없었다. 그 세월이 16년.
죽을 각오로 아버님께 맞섰다.
그동안 말잘듣는 착한 며느리, 사랑받는 든든한 맏며느리였던
내게 아버님은 엄청난 충격과 배신에 떠시며 난리가 났다.
나도 아버님과 맞설때마다 몸살로 드러누울 정도로 힘이 들었다.
결국 . . . 아버님이 물러나시게 했다.
그리고 나는 천하에 못된 며느리가 되었다.
거짓말같게도 아들얼굴이 피어나고 체중이 불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아들 성적은 엉망이어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담임선생님의 얘기에 어쩔줄 몰라했다.
우여곡절끝에 인문계에 턱걸이로 들어갔고 중간고사를 쳤다.
나는 위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닥에 깔릴 성적에 아들이 자포자기할까봐 두려웠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반에서 11등이란다. 글쎄. 좋아죽을뻔했다.
전교 30등밖에 못해 속상한 엄마,톱못해 고민인 엄마들 붙잡아놓고
우리아들 반에서 11등했어요.자랑질 하며 난리를 쳤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이렇게 살리기도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이 참 신기하다.
다음날, 결국 올것이 왔다.
4살 아래인 시누이가 전화로 공격해왔다.
참아야 하느니라 일관해오던 내가 으르릉거리며 반격했다.
십여년 묵고 묵은 상처들이 내 세포하나하나속에서 잠을 깨고 일어났다.
난 다 잊은줄 알았다. 다 흘려버리고 다 용서한줄 알았다.근데 내그릇은 그리 크지 않았다.
전화로 맞싸우다보니 내스스로 내가 참 무서웠다.
그래도 맏이이고 마음공부도 한 내가 받아주고 참아주고 이해해야지라고 하던
착한 마음은 어디에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나의 아픔들을 거침없이 뱉았다.
시누이, 놀라고 이성을 잃어서 해서는 안되고 하고 나면 후회할 이야기들을 해대고는
전화를 끊었다.
7년전 똑같은 일이 있었다. 주인공들도 같았다.
그때도 아들교육문제로 아버님께 내뜻을 말씀드렸고 묵살당했고 대들었다고 난리가 났다.
아버님이 어디 감히 며느리따위가 하며 식구들에게 얘기를 했고
시누이들이 사바사바해서 시어머니까지 난리가 나고 우리 부부는 이혼하기로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눈물범벅이 되어 경규, 영숙이 거창집에 가서
종일을 의식없이 울다가 자고 울다가 자고........참 많이 너무너무 아팠다.
그때 아무말없이 애봐주고 베개가져다주고 이불갖다 덮어준 두사람....정말 고맙다.
이혼하겠다하니 놀란 아버님이 모든 책임을 시누이에게 몰아부쳐
우리집에 전화금지령,출입금지령을 내리고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나는 시누이를 용서했고 시누이는 사과했고 마치 아무일없던것처럼
웃으며 지내왔다. 달라진건 서로간에 전화를 하지않고 지낸다는 점.
그러니 7년만에 똑같은 사건으로 아버님이 똑같이 행동하셨고 시누이또한 똑같은 패턴으로
공격해왔다. 달라진건 나밖에 없었다.만감이 교차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일이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나버리고 만것이다.
남편은 모른다. 얘기하지 않았다. 얘기하면 100%내편 들어주고 시누이를 혼낼것이다.
그리고 아마 시누이는 평생 오빠얼굴을 못볼수도 있다.
그런데 .... 집안 조용해지자고 내가 참는 것이 아니고 가슴 아파할 남편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일로 핏줄사이를 가르고 싶지 않았다.
그때는 내전체를 죽인 일이 이제 사.소.한 일이 되었다.
내가 힘겹게 참는 것이 아니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에 대한 사랑으로 그냥 저절로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었다. 내가 알던 내게는 이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무것도 남은게 없었다. 그러니 더욱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가슴속에 못다삭인 한을 품고 맏며느리의 역할에 충실코자 말못하고 끙끙대다가
결국 소화못하고 남편의 마음을 살필 여유같은건 꿈에도 없고 나힘든게 너무 급해서
남편에게 얘기하고 또 후회하고.....그속에 살았었는데......이런건 상상조차 못해봤다.
그리고 어제...나의 마지막 자랑질.
20여년전 함께 성당에 다녔던 친구들과 20여년만에 모였다.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친구들이 얘기해주는 내옛날모습 참 가관이었다.
대부분 남자친구들이었는데 내가 어찌나 쌀쌀맞고 바른소리만 하고 정의(?)의 칼을
차고 있었는지 참 어려운 아이로 다들 기억하고 있었다.
미안해,미안하다. 그때는 철이 없었잖아.그래,그래,...하하하 웃으며 참 좋았다.
남편도 나따라 성당 몇번 들락거려서 그때 친구들 대부분 다 알고해서 함께 갔다.
분위기 좋았는데 갑자기 두친구가 큰소리를 내며 막말을 하며 싸움을 해서 썰렁해졌다.
당시에 요즘말로 짱이던 선배한분이 분위기를 평정해져 수습이 되었다.
그눈빛하며 무시무시한 팔힘.그런거 첨봐서 그런지 되게 멋있었다.
갑자기 그선배중심으로 남자아이들이 모두 그때그시절로 돌아간듯 충성모드가 되었다.
그선배말 거역하면 절대 안되는 분위기로 돌변해있었다.
그런데 나는 집에 가야할 상황이었고 선배는 아무도 가면 안돼 상황이었다.
선배님, 저는 집에 가야겠어요.
안된다고 실랑이끝에 선배가 목소리 딱 바꾸면서
싫나?하고 물었다.
모두 살짝 긴장해서 우리를 쳐다보았다.
친구들도 선배도 순간 당황했다.선배가 또 물었다.
진짜 싫나?
그리고 금방 덧붙였다.
내일 새벽에 시아버님과 약속이 있어요.
형편을 좀 과장되게 얘기했다.
아,그러나~ 알았다. 그러면 가야지..하며 선배가 웃고
분위기도 괜찮고 우리는 무사히 나왔다.
그상황에서 선배가 무섭지않고 선배눈을 똑바로 보고 내뜻을 얘기할수 있으면서
선배기분을 흐리지 않았다는게 너무 기쁘다.
나 이렇지 않았다. 무서워 떨거나 선배에게 쌈닭처럼 대들거나 둘중 하나였는데...
감사. 나이에 감사하고 삶에 감사하고 내가 겪었던 아픔들에 감사한다.
오늘의 자랑질 끝.

댓글목록

자유님의 댓글

자유 아이피 (58.♡.218.226) 작성일

이제 삶의 선순환에 들어 서신 것 같네요....
지금의 나의 삶에 감사할 줄 아는 것.. 아주 소중한 것을 얻으셨네요...

벌써 6년이 지난네요..
제게도 님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며느리의 갈등은 대 부분 시 어머니와의 갈등인데
저의 경우에는 시 아버지와의 갈등이 너무도 심했었지요..
그래서 제 아내가 너무 힘이 들었었죠..

결국 우리는 분가를 하기로 했죠(그 당시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거든요...)
갑작스런 분가에 아버님은 너무 많은 충격을 받으셨고
마지막 제게 남기신 말씀은 부자의 연을 끊자는 말씀이셨어요...

처음에는 참 많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우리 부부는 변함없이 부모님을 대했어요.

그 후로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서로의 진실을 모두 알기 까지는
그리고 많은 사건들이.... 있었구요...

지금 아내는  밭에 계신 아버님 점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은 밭에서 아버님과 함께 점심을 먹을 예정입니다....

되돌아 보면.... 지금의 이 행복의 근본적인 원인은
못난 남편이지만 끝까지 믿고 이야기 해 주었던 아내의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먼 옛날..
인생은 홀로 가는 길이란 어리석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함께 가는 길이 더욱 더 행복하다는 것을...

.......

김영대님의 댓글

김영대 아이피 (211.♡.9.67) 작성일

누군가 지 잘났다고 자랑질하면
그래 니 잘났다하는게 당연한데
위 아줌마글은 그런 맘이 안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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