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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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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토 (116.♡.175.18) 댓글 0건 조회 3,899회 작성일 21-02-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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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큰 고민은, 늘 그렇듯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상대의 표정,행동, 말투 하나하나에 내가 그렇게 싫은가. 역시, 저렇게 하는걸 보니 나를 안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걸 알아도 안되는걸 어떡하냐는거지. 일단 상처부터 받는데....

상처받는 나 자신에 자조했고, 그 와중에도 나를 진짜 좋아할까 아닐까 계속 의심하고 불안해 하는 나도 한탄스러웠다.

거기다 매번 이렇게 부딪치는 것에 결국 우리는 안될인연인가 상심하고 우울함도 추가한다.

이런 내가 정말 너무 싫어요 라고 운다.


 

두 번째 고민은, 현재 백수인데 다시 예전 회사로 돌아가야 하느냐 마느냐 이다.

현장에 3개월 나갔다가 본사 복귀를 안하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

사유는, ‘ 노련한 여우한테 당했다 로 정의하던데, 여하튼 직원들간의 불화다.

나를 질투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속에서 태움당하다가 결국 나왔어라는 피해의식도 한몫한다.

이 코로나 시국에 오갈데 없고, 여기말고는 안정적인 직장을 새로 구하기도 힘들다. 당장 모아둔 돈도 없고 사정상 퇴직금도, 실업급여도 못받는다. 집에 빌붙을 가정환경은 되지만, 매번 부모간섭 싫다며 선긋고 제발 좀 내버려두라며 외치면서 돈은 돈대로 받는건,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고 회사에 돌아가자니, 나를 내쫓다시피했던 그들과 다시 웃고 밥먹고 일을 하라고?

그리고 나를 그렇게 지옥끝까지 몰아부쳤던 나르시스트인 사장과 또 조우하라고. 말도 안된다. 그건, 나를 지옥에 떨어뜨리는 일이다.



등산을 시작했다.

혼돈과 불안속에서 , 대부분의 오전은 무기력하게 잠겨있다 오후쯤 기력이 생겨 뒷산으로 뛰쳐갔다.

그 속에서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커피집 이후에 발견한, 혼자있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우울증에 집밖으로 나간다는건 진짜 대단한 힘이라는걸 안다. 그런 힘이 있다는것에 약간의 희망을 보았다. 

산속에서는 ​머리와 가슴에서 쏟아지는 생각과 고민을 내뱉기 바빴던 것 같다.

너무너무너무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지금 당장에라도 김기태 선생님이든 누구에게든 조언을 구하고 싶은데.

억지로 손가락을 누르며 참아보기로 한다. 왠지 그러면 안될 것 같았다.

너무너무 불안한데,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 불안을 혼돈을 그냥 믿고 있어보기로 한다. 이런 상황을 믿어 보기로 한다.

저번 제주에서, 다시 돌아가야 하나요 여쭤봤을 때, ‘ 있고싶은 만큼 있어보라 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 상황도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된거 계속 있어보지. 진짜, 죽을거같아 죽겠지만.

단순히 회사를 복귀하냐 마냐의 문제가 아닌, 더 중요한게 있을 것 같았다.

나를 믿어 주는 것. 그것이 자존감인것 같았고 그냥, 딱 한번만 . 물러서지 않고 나를 믿어주기로 했다. 


 

엉뚱한 방향으로 해결이 나버렸다.

주도권의 문제였다.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고 내게 주도권이 있었다. 내가 하고자 한다면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 어떻게 보든 상관없었다.

저 문제들 모두, 내가 아닌 남들에게 미움받지 않으려 애쓰고있었다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에만 곤두섰었다. 내가 사랑받지 못하는것 같으면 그 우울함에 , 그리고 나를 그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상대방을 피하고 밀어내려했었다.

기본 전제가 잘못되었었다.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여기든 상관없이,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냐 안하냐, 나를 그렇게 대하는것에 대해 내가 기분이 좋냐 안좋냐 그래서 때려칠거냐 말거냐 결정의 문제였다. 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지않아 라는 마치 피해자/피고용인 같은 받는 입장의, 그 전제에서 허우적거릴게 아니었다. 사랑/ 회사 대인관계 모두 모두 공통된 문제였다.

 

실망시킬까봐 싫어할까봐 그냥 알수없이 두려워서, 내간 눈치본다는걸, 남에게 맞춰주는 성향이라는걸 알고있었고 그렇게 행동한 직후 자괴감도 느끼고 잘 알고 있다 여겼다.

그래도 뭔가 새로운 환희 같은게 있달까. 남들을 기쁘게 하기위해서 살았고, 내 인생을 보살핀 적이 없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가장 먼저, 내 방문을 잠궜다.

아무의 방해도 받고싶지 않은채 홀로 있고 싶었다. 늘 상 방문을 열어제끼고 너와 나 선 없는 집안에서 늘 불안했었나보다.

왜 잠궜냐는 엄마말에, ‘하도 덜컥덜컥 문을 열어제껴서!’ 라고 톡 쏘아붙였다.

제발 편히 좀 쉬고싶어. 라는 나의 소리에 귀기울인 최초의 나의 행동이었다. 기특했다.

그리고 노트를 폈다. 유튜브에서 습관노트를 검색하고 내가 하고싶은 습관들을 적어본다.

8시 기상, 10시 취침, 1.5리터 이상 먹기, 등산 2시간...

해야할 일도 하나씩 적어본다. 능동적으로 계획을 스스로 나서서 짜보는건 처음인 듯 하다.

아직까지는 해야할일은 부담스러워서 하고싶은 일을 주로적었지만, 무언가 기특했다.

데일리 리포트라고 내가 오늘 일한 24시간을 노트에 기록도 해보았다. 예전에는 무언가 갑갑하고 쪼여지는 느낌에 안했는데, 이제는 그냥 정말 아무생각없이 기록용으로 적었다. (이제 1일차라 할말은 없지만 ㅎㅎ)

오늘아침엔 8시에 일어나서 기상직후 스트레칭도 유튜브보고 직접 찾아서 했다. 이불도 갰고. 차도 마셨다. 나 스스로 시간이 되어서 등산도 나섰다. 한 고민 덜어져서 그런지 이제는 별 생각이 안들어서 등산로에 집중해서 걸을 수 있었다.

, 벌써 밤 10시다. 나는 자야한다. ㅋㅋ

예전에는 계획이 무언가 해야할일 같았고 옥죄어서 그 반발심으로 무계획 10년을 살았는데,

무언가 지금은 내 삶을 사는데 내가 하고싶은것들을 다 하려다보니 순서를 매기고 계획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부담감이 예전보다는 좀 덜한 것 같다.

 

무언가, . ‘가 나서서 하는건 아니지만 무언가 예전보다 내 위주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삶을 선택할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 예를들어.

커피집을 일주일간 안갔다. 내게는 이제 커피집 사장이 친구다. 그러다보니 못본지 오래되었으니 이제 가줘야 할 것 같은데... 했는데,

바로 가려고 했는데, 한템포 쉬어졌다. 그 순간 생각이라는걸 했다 ㅋㅋ 그래도 나는 내 일인 등산도 가고싶어서 등산을 갔다.

근데 오늘도 길을 헤매서 결국 2시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시간이 남아서 커피집을 갔다. 예전같았으면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에

곧장 커피집으로 갔을텐데, 한템포 쉼이 생긴게 무언가 내가 발전한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다들 좋은밤되세요.

기분좋은 밤이라 흥분했어요. 이렇게 설레발 쳐놓고 내일, 일주일 뒤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책임지지 못할말 할까 걱정도 되지만 ㅋㅋ.

본인이 어떻게 생각해도 오늘밤은 행복한 밤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서요.

행복한 밤이에요. 누구에게도.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Smile.

ps. 사실 따지고보면, 가장 중요한 회사를 갈지 안갈지는 아직 결론 안내린거거든요, 나도 ㅋㅋ,

이러다 진짜 짤릴수도 있는거고 ㅋㅋ 그러니 함께 화이팅 하십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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